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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9장 6절 “이는 한 아이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현대 영어로 쉽게 번역한 CEV 성경에서는 ‘기묘자, 모사’를 Wonderful Advisor, 즉 ‘놀라운 조언자’로 번역한다. 또한 널리 사용되는 NIV 성경에서는 Wonderful Counselor, 즉 ‘놀라운 상담자’라고 번역한다.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메시아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요한복음 14장 16절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또 다른 보혜사’는 성령님을 가리킨다. 구판 NIV에서는 이를 another Counselor라고 번역하였고, 현행 NIV에서는 another Advocate라고 번역한다. 보혜사라는 말에는 곁에서 돕고 위로하며 이끄는 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러한 말씀들을 통해 우리는 사람을 깊이 이해하시고, 상처 입은 사람을 돌보시며,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목회를 하면서 상담을 공부할 때 “왜 상담을 공부하느냐”며 우려하는 목회자도 있었다. 성도들 중에도 “상담은 일반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어요”라고 지적하는 분도 있었다.


목회자 중에는 상담을 공부하지 않고도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있고 경청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리더들이 많다. 이미 그분들은 상담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목회 안에서 상담적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소그룹 제자반 자체에도 상담적인 요소가 많이 있는데, 리더가 훌륭하면 그 안에서 많은 치유의 역사가 일어난다.


그러나 나는 목회를 떠나 한 개인으로 돌아볼때 지쳐 있었고, 미성숙한 인격에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었다. 신대원에 들어가기 전 집단상담에 참여하면서 내가 상처가 많고 치유가 절실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사람의 말을 정확하게 듣는 것도 부족했고 공감 능력도 많이 부족했다. 


집단원들을 통해 비쳐진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알던 나와 실제 나의 모습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랬동안 공직생활도 했고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해온 사람인데 내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충격이었다. 결국 이것이 상담 공부를 시작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


교회를 개척하고 몇 년 후 대학원(상담심리) 선배 목사님을 찾아간 적이 있다. 그분은 합동측 목사님으로 교단에서 세운 목회상담대학원의 대표이며 교수셨다. 강의도 많이 다니면서 목회를 하시는데 열정이 대단했다. 교회에서도 제자훈련 교재를 직접 제작해서 사용하시고 집단상담도 하셨다. 그분을 찾아가 대화 중에 물었다. “선배님, 복음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때 선배 목사님이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씀하셨다. “목사님! 이 커피가 복음이라면 상담은 이 컵과 같습니다. 복음이 마음 밭에 떨어지는데, 그 마음 밭을 기경해서 좋은 토양으로 만드는 데 상담목회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 말씀은 제 마음에 오래 남았다.


물론 상담이 복음을 대신할 수는 없다. 사람을 구원하고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능력은 복음에 있다. 그러나 상담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상처 입은 마음을 돌보며, 복음이 한 사람의 삶 깊은 곳까지 스며들도록 돕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의 일반 은총적인 도구가 많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은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린 시절 부모나 권위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자아와 관계 경험은 무의식중에 하나님과 관계하는 방식에도 투영될 수 있다. 힐링공동체 내에서 복음이 선포되며 지지와 환대, 나눔을 통한 치유의 역동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치유공동체를 소망한다.


이제 우리 모두가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가 되어 다른 사람을 품고 세우며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치유의 도구로 복의 통로로 값지게 쓰임 받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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